‘17년 전 끊은 담배와 추석연휴 다녀온 명상단식원’ 54세인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담배를 필 당시에는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피던 시절이었지만 혐연권이 일반화 된 지금 엄청난 불편과 다른 사람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피워야 하는 흡연자들을 볼때면 흐뭇한 미소를 짓 곤 합니다.

며칠 전 참석한 모임에서 살이 많이 빠졌다는 친구의 말에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참 어조로 단식 경험을 얘기하면서 스치는 생각이 “ 그 힘들다는 담배 끊는것과 살빼는 걸 제가 해냈지 말입니다” 하는 뿌듯함 이었습니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관리로 체중 관리는 잘 한다고 생각 했으나 조금씩 느는 체중과 나오는 아랫배는 혼자 해결하기는 한계를 직감하게 됐습니다. 평소 단식원 얘기를 들을때면 한번 가서 4~5kg만 뺄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드디어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추석연휴 차례와 가족 봉사를 제쳐두고 4박5일 연휴단식을 들어갔습니다.

두 끼 연속 굶어 본적인 없던 지라 배고픔의 고통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함께 단식원에 입소한 사람은 54명 이었습니다.

사전에 단식원에서 공지한 대로 입소 5일 전부터 하루에 1/5씩 식사를 감량하라는 지시를 따르다 보니 배가 약간 들어간 듯 했습니다. 단식원의 프로그램은 가장 오래된 단식원답게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염분과 비타민은 단식중에도 먹어야 한다는 원칙과 10분마다 마시는 지장수는 공복감을 별 고통없이 이겨내게 해 줬습니다. 기체조와 산책, 고혈압 당뇨병과 식이요법, 비움의 필요성에 대한 강의는 평소 나의 생활 습관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른 연수를 할 때면 한끼 식사시간이 휴게시간 합쳐 2시간은 되었던 지라 식사가 없는 단식원의 시간은 하루가 참 길고 평소 밥 먹는데 정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걸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어느덧 다가온 단식원을 퇴소하는 날 -3kg로 기대보다 감량효과가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생식 보식 프로그램 대로 따르고 단식 7일째가 되자 하루에 1kg씩 줄기 시작했습니다. 단식중에도 몸에 쌓여 있던 영양분이 고갈 되자 드디어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7.5kg 이 된 11일째부터 밥을 먹기 시작하자 -6kg로 회복된 체중은 식이요법이 끝나고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지금(단식후 한달)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단식효과는 맑고 탄력있는 얼굴 피부로 나타났고 턱선이 살아났습니다. 허리 둘레가 2인치 줄어 ‘옷 핏’이 그야말고 살아나 자신감 넘치는 기분을 감출 수 없네요.

주변 사람들도 중년의 얼굴에서 훨씬 젊어졌다고 한마디 씩 하곤 합니다.

20대 체중을 회복한 지금 “단식도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까 별로 힘들이지 않고 무리 없이 해 낼 수 있구나” “현대인들이 단지 이 선택에 어려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식사는 단식 전보다 양을 조금 줄였고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껍질있는 과일 등 시골밥상 위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폭식과 늦은 술자리만 아니라면  걱정하는 요요현상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