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다. 여기저기가..
멀쩡한 곳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지혈증. 당뇨. 역류성식도염. 위궤양. 과민성대장증후근. 만성폐쇄성폐질환..등등
글로 쓰자니 별거 아닌 병명 같지만
하루하루 겪어내야 했던 고통의 무게는 그렇게 만만한 것들이 아니다.. 그래서 찾아갔다. 살려고...
하고 많은 단식원 중에 HSP 명상단식원을 찾은 이유는 딱 하나다.
20 년전 단학선원과 평생회원으로 맺은 인연 때문이다.
평생이라고는 하나..컨디션 안좋을때만 가다말다를 반복해온 날라리 수련생 이다.
(그러니.. 몸에 병 없기를 바라는 것도 지나친 욕심이긴 하다는 생각에 몸한테 많이 미안하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실오라기 같은 그 끈 덕분에 명상이라도 계속 해오고 있어서..
입소 전 부터 하라는데로 감식을 너무 충실히 한 덕분인지
첫 날 부터 힘들다. 목소리는 갈라지고 머리는 아프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둘째 날도 호전 될 기미가 별로 안 보인다. 5박 6일을 잘 버텨낼지 걱정이 들었지만
평생처음으로..오롯이 하루 24시간 모두를 내 몸에게 할애하는 경험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도우님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만큼 더욱 그랬다.
셋째 날 부터 배가 고프지 않기 시작한다. 굶었는데 기운은 더 나는 느낌이다. 기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할 만 하다. 머리를 비우고 아무 생각없이.. 몸의 변화를 느끼려고 노력한다. 몸을 기꺼이 그 곳에 맡겼다.
얼마만 이던가?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지가? 이제 몸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사범님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엊그제 보름 간의 보식도 잘 마쳤다.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약속들도 엑셀파일로 정리해서 매일매일 체크해 가며 지켜나가고 있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겐..이러저러한 병명이 주는 압박감은 없다. 기쁜 마음으로 내 몸과 대화하며 오늘을 산다.
명상단식은 그렇게 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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